안방에 벽걸이 에어컨을 새로 달기로 한 고객님이 창호를 살펴보니, 유리가 한 장이 아니라 페어유리(이중창) 구조라는 걸 알게 되셨습니다. 바깥쪽 유리와 안쪽 유리, 두 장이 나란히 붙어 있는 형태였고, 에어컨 냉매 배관이 이 두 장을 모두 통과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.
다른 곳에 문의했더니 "유리가 두 장이라 작업이 까다롭다", "새시를 통째로 바꿔야 할 수도 있다"는 답변을 받으셨다고 합니다. 방문해서 확인해 보니 강화유리가 아닌 일반 페어유리였고, 현장 타공이 충분히 가능한 상태였습니다. 다만 안쪽 유리와 바깥쪽 유리의 구멍 위치가 정확히 일치하지 않으면 배관이 비스듬히 꺾이는 문제가 생길 수 있어, 두 장의 위치를 먼저 정렬하는 작업부터 시작했습니다.
페어유리는 두 장의 구멍을 얼마나 정확히 맞추느냐가 시공의 전부입니다.
정렬 기준선을 표시한 뒤 바깥쪽 유리부터 순서대로 타공하고, 배관을 임시로 넣어 위치가 어긋나지 않았는지 확인한 다음 안쪽 유리까지 마무리했습니다. 두 장 사이 간격이 좁아 드릴 각도가 조금만 틀어져도 안쪽 유리 위치가 어긋날 수 있어, 한 장을 뚫을 때마다 배관을 대보며 확인하는 과정을 반복했습니다.




양쪽 모두 타공을 마친 후 배관을 통과시켜 연결 상태를 점검하고, 마지막으로 유리와 배관 사이 틈을 마감재로 밀폐해 외풍이 들어오지 않도록 정리했습니다. 작업을 마친 고객님은 유리를 안 바꿔도 되는지 몰랐다며 만족해하셨습니다. 페어유리라고 해서 무조건 교체가 필요한 것은 아니며, 재질과 정렬 상태만 확인되면 충분히 현장에서 해결할 수 있습니다.
만약 이때 새시 업체 안내대로 유리를 통째로 교체했다면, 페어유리 한 세트를 새로 제작하고 기존 창호를 철거·재시공하는 비용과 시간이 추가로 들었을 것입니다. 반면 타공만으로 해결하면 기존 창호의 단열 성능과 마감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필요한 배관 자리만 만들 수 있어, 페어유리 구조라는 이유만으로 지레 교체를 결정하기보다는 타공 가능 여부부터 확인해 보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.
작업이 끝난 뒤에도 확인할 부분이 하나 더 있습니다. 페어유리는 안쪽과 바깥쪽 유리 사이에 건조공기층이 들어 있어 단열 성능을 유지하는데, 타공 과정에서 이 공기층이 외부와 통하지 않도록 배관 주변을 완전히 밀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. 밀폐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유리 사이에 습기가 차 뿌옇게 흐려지는 결로 현상이 생길 수 있어, 마감재 시공 후에도 일정 기간 상태를 안내해 드리고 있습니다.